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쉬는 날 김유정역 실레마을을 찾았다. 우문하우스에서 쉬었다. 겨울과 초봄에 부쩍 오다가 한 달을 뛰고 왔더니 그새 풀빛이 한가득이다. 눈도 마음도 좋아질 것 같은 풍경에 이틀을 살았다. 겨울에 게스트하우스 손님으로 만났던 은별과 우연히 다시 만났다. 긴 밤, 사는 얘기 도란도란 나누며 친해졌다. 서로 혼자 왔다가 친구를 얻었다. 채도는 저마다 다르겠지만, 바탕색이 은은한 사람들을 이곳에서 만난다. 두어 마디 나눠도 좋고, 때론 잔잔히 친해지기도 한다. 혼자인 듯 아닌 듯, 쉬는 날이 괜찮다.


골드스타 G7, 아그파 비스타플러스 400.
날이 맑아 감도를 100으로 맞추고 찍었더니 풀빛이 쨍하다.

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. 풀도, 나도, 어디선가 내려온 고양이도, 광합성 했다. 한량처럼 따땃한 돌 위에 앉아 볕 쬐는 고양이를 한참 쪼그려 앉아 구경했다.

필름카메라를 신기해하며 은별이 찍은 사진. 헤어지고 며칠이 지나 은별에게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를 물으며 사진을 보냈다. 아름 어깨가 반갑다며 웃었고 우리는 또 반가운 말을 나눴다.

어슬렁 어슬렁, 마을 산책.

산이 마을을 시루처럼 둘러감아 실레마을이란 이름처럼 산 아래 다복하게 모인 마을을 한참 내려보았다. 산과 바다를 끼고 살았던 어린 날이 문득 그리워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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